일본 주요 TV업체가 글로벌 LED TV시장을 석권한 삼성전자에 앞다퉈 도전장을 내밀었다.
6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소니를 비롯한 일본 TV 메이커들이 삼성 LED TV가 프리미엄 TV시장에서 새로운 아이콘으로 부상하자 `타도 삼성`을 외치고 나섰다.
이시다 요시히사 소니 TV사업본부장은 지난달 19일 "지금까지 LED TV 대응이 불충분했던 것을 반성한다. LED칩을 탑재한 TV 모델을 대폭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시다 본부장이 이렇게 말한 다음날 소니는 LED TV 품목을 40인치 한 종류에서 46인치, 52인치로 확대했다. 2004년 세계 최초로 LED TV를 시판하기 시작한 소니가 반성문을 쓰면서 뒤늦게 LED TV 강화 전략으로 선회한 것이다.
샤프도 공격적인 목표를 내걸었다. 마쓰모토 마사후미 샤프 부사장은 최근 "앞으로 모든 LCD TV를 순차적으로 LED TV로 교체해 글로벌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이달 10일부터 `LED 아쿠오스`라는 브랜드로 4개 모델(40~60인치)을 25만~55만엔 가격에 출시한다. 가격이 저렴한 30인치 보급형 모델도 타사에 앞서 내놓기로 했다.
도시바는 이달에 100만엔(1300만원대) 안팎 최고급 LED TV를 시판할 예정이다. 파나소닉은 최근 오쓰보 후미오 사장이 직접 나서 "내년에는 LED TV 판매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고 선언했다.
이처럼 일본 업체들이 LED TV시장에 연이어 참전 선언을 한 것은 LED TV에 대한 높은 인기 때문. LED TV는 형광등을 광원으로 쓴 LCD TV에 비해 전력소모가 적고 화질이 우수하며 두께가 얇아 소비자들을 매료시켰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LED TV의 글로벌 판매대수는 올해 360만대 안팎에서 내년에는 1500만대 이상에 달할 것으로 시장조사업체인 디스플레이서치는 전망한다.
채산성 측면에서도 현재 TV업체들에는 LED TV 외에는 별다른 선택이 없다. 미국시장을 중심으로 비지오 등 LCD TV업체들이 중저가 제품을 쏟아내면서 LCD TV의 제품단가가 급속히 하락하고 있다.
일본 업체들이 LED TV시장 참여를 조기에 결정한 또 다른 배경에는 이번에도 `거액 투자→증산→판매 가격 인하`라는 삼성의 성공 방정식이 통할 것으로 보기 때문. LED TV 제품의 생산 확대는 LED칩 공급력에 달려 있는데 삼성은 지난 봄 삼성LED를 설립해 LED칩 증산에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 업체들도 이에 대항해 하루빨리 LED칩 생산량을 늘리고 LED TV 모델을 늘리기로 방향을 잡은 것이다. 과거 LCD TV에서 삼성이 보여준 발 빠른 대응력을 이번에는 일본 업체들이 벤치마킹한 셈이다.
그러나 일본 TV업체들의 이 같은 전략이 성공을 거둘지는 미지수다. 일본 TV업계는 6개 회사가 좁은 일본시장에서 과당경쟁을 펼치면서 TV 판매 가격이 연평균 20% 내외로 떨어지면서 수익성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