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경기 호조가 계속돼 삼성전자 하이닉스반도체 등 국내 업체의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세계 D램 시장 규모는 작년보다 74% 성장할 것이란 예측이 나오는 데다 한국의 경쟁 상대인 대만 업체 등이 가격경쟁력에서 뒤지며 힘을 못 쓰고 있어 우리 기업의 선전이 예상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IC인사이츠는 올해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를 작년보다 27% 늘어난 2530억달러로 전망했다. 이런 증가세는 이전에 내놓았던 성장 전망치인 15%를 크게 뛰어넘는 것이다. 올해 시장 규모 전망치는 세계 경제위기 전인 2007년 규모 2340억달러도 능가하는 것이다.
특히 IC인사이츠는 반도체 가운데 D램 시장이 매출액 기준으로 작년보다 74%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 성장 전망과 함께 지난해 말부터 올 1분기까지는 전통적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가격이 큰 하락 없이 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 업체들 주력 품목 중 하나인 `DDR3 1Gb(기가비트) 1333㎒` 제품 현물가는 1월 초 2.75달러에서 지난 12일에는 2.89달러를 기록했다. DDR2 1Gb 667㎒ 현물가는 지난달 초 2.22달러에서 지난 12일에는 2.44달러로 올랐다.
D램 수요는 보통 3분기나 4분기 초 고점을 찍은 후 이듬해 1분기까지 비수기가 이어진다. 비수기 가격은 성수기 고점에 비해 15% 이상 떨어지기도 하지만 작년 말부터는 이런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런 가격 호조는 △경기 회복에 따른 D램 수요 증대 △윈도즈7에 따른 PC 교체 △기업 PC 교체 △IT기기 공급 확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글로벌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반도체 기업들이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해 생산력이 크게 증대되지 못한 점도 가격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 같은 시장 분위기에 맞춰 D램 분야 선두 업체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 분야에 5조5000억원을 투자해 미세공정화(회로선폭을 줄여 웨이퍼당 생산량을 늘리는 것)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하이닉스도 미세공정화와 연구개발(R&D) 등에 2조3000억원을 쏟아부을 예정이다.
시장 호조에도 불구하고 경쟁 상대인 대만 업체 등이 미세공정화와 가격경쟁력에서 뒤져 큰 힘을 못 쓰고 있는 것도 한국 기업들에 호재다.
업계 관계자는 "미세공정화 등 측면에서 대만은 한국에 비해 1년6개월 정도 기술이 뒤처져 있다"며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영업이익률은 20%를 넘는 데 비해 대만 기업은 1~3% 수준에 머무르는 것이 양국의 가격ㆍ기술 경쟁력을 대변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4분기 수준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의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은 삼성전자의 경우 4조원 선, 하이닉스가 7000억원 이상에 달한다.
